지난겨울 한참 추울 때 엄마 가게 앞에 누군가 버려놓은 나무가 있었다.
엄마가 나무 저렇게 두면 얼어 죽는데 본인이 데려가기엔 둘 곳이 없다고
나에게 해피 트리라는 복 갖다 줄 나무라며 떠맡겨버렸다.
식물을 제대로 키워본 적이 없는 나에겐 너무 커다란 짐이었다. ㅠ ㅠ
아무튼 그렇게 데려온 이놈. 해피 트리인 줄 알고 데려왔는데 녹보수란다.
데려와 놓고 보니 너무 무성해서 가지치기 좀 해 볼까 하고
나무 관련 카페에 들어가 물어봤더니 그렇단다.
그렇게 시작한 가지치기. 톱 사다가 '드륵드륵' 어마 무시한 작업이 있었다. 그렇게 막상 잘라놓고 보니 뭔가 이상하고 이래도 되는 건가.. 싶어 다시 카페에 물어보니 더 바짝 자르라기에 정리를 했다. 나무는 어렵다.. ㅠ ㅠ 그러곤 줄곧 죽어버린 나무처럼 아무 변화가 없었고 결국 포기하는 마음으로 올 초부터 현관 밖에 내놓았다. 그렇게 추운 곳에 방치하기를 몇 달 되었을까 얼마 전 집에 가려고 신발을 신고 있는데 나무에 새초롬하게 돋아 있는 싹이 보였다. 어찌나 반갑던지!
그러곤 볕도 안 드는 그곳에서 정말 빠르게 줄기를 뻗어내고 있다.
이렇게 예쁠 수가 없다.
이파리가 싱그럽다.
왠지 고맙더라.
잘 키워보겠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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